건축학개론건축학개론
Posted at 2012/03/25 14:19 | Posted in 7/79_Films이제훈/배수지의 1990년대와 엄태웅/한가인의 2010년대가 평행선상에서 달리는 영화.
어린시절 역할을 맡은 배우들과 현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공존하는 장면이 없기에 두 팀 사이에 캐릭터 교류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각본상, 연출상의 의도일지도 모르겠지만 과거와 현재의 승민과 서연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성격이 다르다. 특히 이제훈의 순진한 새내기 캐릭터와 엄태웅의 찌든 아저씨 캐릭터 사이에는 너무 많은 거리가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이 이입했다 멀어졌다를 반복했다. 배수지의 발랄한 스무살 서연과 한가인의 차분한 서연 역시 그렇고. 감독의 의도가 과거와 현재의 달라진 성격을 대조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면 인정하겠지만.
이 영화의 재미는 역시 깨알같은 90년대의 재현. 도로명주소판이라든가 010 전화번호가 붙어있는 이삿짐센터 광고지 같은 게 있지만 현재의 서울시내에서 90년대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참 고마웠다. 영화관에서 몰입해 보고 있으니 15년 전으로 가는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깨알같은 고증이 여기저기에 있는데 “기억의 습작”이나 “신인류의 사랑”같은 노래들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입는 옷(패션도 그렇고 브랜드도 그렇고)이나 머리스타일도--보는 내가 괜히 민망해지던--신경써서 준비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장 90년대를 잘 재현해낸 것은 과거 승민의 절친 역할을 맡은 조정석의 연기. 90년대 중후반쯤 동네에 있었을 것 같은 형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어 신기하기까지 했다. 알고 보니 1980년생.
(이렇게 훈남 배우인데 영화에서는 90년대 동네 형처럼 나옴)
영화에서 전람회 CD가 매우 중요한 아이템으로 나오는데 기계덕인 내게는 함께 나온 CDP가 더 눈에 띄었다. 1995년에 나온 Sony Discman D-777. 다른 CDP들이 튐방지 등의 기능에 주력했을 때 디자인과 음질에 주력한 Sony의 Flagship 모델이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시절에 한국에서 25만원 정도 하던 고가기종. 내가 이것을 아는 이유는 내가 실제 썼었기 때문. 영화에서 CD가 돌아가면서 살짝 드르륵 하는 소리가 나는데 실제로 나는 소리. 아직도 작동하는 게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영화에서는 이어폰을 바로 꽂아 듣는데 실제로는 리모컨이 없으면 재생/멈춤만 되는 녀석)
다만 90년대를 충실히 고증하면서 배수지의 캐릭터가 붕 뜨는 감이 있는 것이 90년대에 떨어진 2012년 공주님 같았다고 할까. 선입견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 느낌에서는 그랬다.
이 영화에서 높이 사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뿌린 떡밥이 꽤 많았는데 남김 없이 모두 회수했다는 것. 최근 한국영화들이 영화 초반에 떡밥만 잔뜩 뿌려놓고 수습도 못 하고 정신줄 놓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오히려 신선했을 정도. 이 영화에서는 떡밥을 눈에 띄게 던져놓고 은근슬쩍 회수하는 능글맞음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현재와 과거의 교차가 동요에서 1절-후렴-2절-후렴-3절-... 식으로 너무나 성실하게 이루어지는데--수업 장면-승민/서연 투샷-친구에게 상담-현재 승민/서연 투샷--이게 자주 반복되니 영화 후반부에 가서는 지루해지기도 하고 촌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무난한 소재를 예쁘게 그린 좋은 멜로물. 개인적으로 최루성 영화는 안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참 좋았고, 후지필름 특유의 넓은 계조가 수지의 뽀얀 피부를 온전히 담았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12. 3.25. 상암CGV IMAX
사족1 : 영화 초반에 미루어 승민은 연세대학교 건축학과라고 추측해볼 수 있는데 (실제 촬영은 다른 학교에서 했지만) 과 선배인 김동률이 있던 전람회를 모른다는 게 아무래도 수상하다.
사족2 : 서연은 나이를 먹으면서 키가 줄은 것이었구나.
Blog, 다시 시작Blog, 다시 시작
Posted at 2012/03/25 12:00 | Posted in 2_Blog생각을 다스리기 위해 다시 블로그를 열었다.
지난 글들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지난 블로그는 닫고 새 블로그로 시작.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는 모든 이야기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블로그라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제 더 필요한 것은 글을 쓸 여유겠지.
절대적 시간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
2012년에 계획하고 있는 것들의 진도가 나갈 때마다 기록할 공간도 필요하고.
# 일단은 다른 분이 만든 스킨을 사용중인데 좋은 생각 나면 새 스킨 만들 예정. 미적 감각이 없어서 좀 ㅋ
'2_B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Blog, 다시 시작 (0) | 2012/03/25 |
|---|

